본인은 27살 모쏠ADA다.
주변에서도 믿지 않지만, 27년 간 여사친(여자 지인 포함) 0명의 신화를 갱신 중이였으나, 몇 달 전 어찌저찌 친구들의 도움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2명의 여사친이 생기게 됐다.
물론 지금은 일절 연락 안 해서 현재는 다시 0명으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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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재작년(25살) 정도까지만 해도 모쏠이니 하는 말들을 농담으로 말할 수 있었다.
상대가 초면(물론 동성)이여도 모쏠임을 밝히는 게 정말 아무렇지 않았다.
술자리라면 오히려 일부러 여자 얘기를 꺼내고 내가 모쏠임을 밝히면서 일종의 자조적인 개그로도 승화를 시켜왔었다.
근데 지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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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을 지나서 26살, 27살이 되고, 이 나이가 되도록 모쏠이라는 사실이 사회에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깨달으면서 도저히 웃어넘기지 못 하게 되었다.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진심으로,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부끄럽다는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다고 내 자신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상대가 굳이 물어 보면 모쏠이라고 밝히지만, 이제는 절대 내 쪽에서 먼저 말하지 않는다.
남녀 상관없이, 나이가 들면 들 수록, 모쏠이라고 밝혔을 때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해 주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을 느낀다.
이제는 그 사실 하나로 판단이 되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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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자들의 경우, 보통 남자가 연애를 해 봤다고 하는 정보가 들어오면, '이 남자의 전 여자친구들은 이 남자의 어떤 점이 좋아서 연애를 해 봤을까?'라며 상대방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아, 이 남자는 이런 부분이 매력적이구나'
하지만 모쏠이라는 정보를 받아들이면, '이 남자는 어떤 문제가 있길래 이 나이 먹고 모쏠일까?'라며 상대방의 부정적인 면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아, 이 남자는 이래서 걸러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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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첫 인상에서 느낀 감정은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나는 모쏠이라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 '무슨 하자가 있는 사람일까?'라는 강력하게 부정적인 인상을 안고 시작하는 것이다.
이건 더 이상 모쏠이라는 사실이 밈도, 캐릭터도, 훈장도 아닌 나이가 되면서 점점 체감이 되는 엄연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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