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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영웅전 양념게장 사기 사건

by 텅장이 통장이 될때까지 2022.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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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람에게 두 번이나 속는 사람도 속인 사람과 공범이다- 토마스 풀러

 

 

 

Idiotape - Pluto

 

 

2011년 7월 어느날 마비노기 영웅전의 XE서버 거래 게시판에 황당한 글이 하나 올라왔다.

 

 

 

 

 

 

 

위 스샷의 게시물인데 자기가 가진 밥반찬을 마비노기 영웅전 내에서 통용되는 화폐인 골드와 교환하고 싶다는 내용이다.

 

이 유저는 마영전 공식 게시판 외에도 디시 갤러리에서도 반찬을 골드에 판매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었다.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mabi_heroes&no=1042010&page=)

 

 

 

 

 

 

이게 상식적으로 보면 말이 안되긴 한데.... 의외로 생각보다 많은 유저들이 반찬을 게임머니로 사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그래서 많은 유저들이 반찬을 팔겠다고 나선 위의 아이디에게 골드를 보내기 시작했다.

 

 

 

 

 

 

<간장게장이 오길 기다리는 마영전 유저들>

 

 

골드를 보낸 유저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반찬이 오지 않자 자신들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여기까지는 온라인 게임에서 흔히 있을 법한 사기행각들과 같았으나, 이후 간장게장을 미끼로 낚시를 한 사기꾼은 더욱더 대담한 행보를 보여줬다.

 

...

 

이 사건에 호기심을 느낀 한 마영전 갤러가 계정을 하나 만들어서 이 사기꾼과 대화를 시도했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마치 봉이 김선달과 같은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이 유저는 이전부터 유저들에게 사기를 친 것으로 유명했다

 

(정확한 증거는 없지만 소문에 따르면 중국인 골드 판매자에게서도 골드를 뜯어냈다고.. ㄷㄷ)

 

사기꾼 문제로 여론이 들끓자, 한 비범한 유저가 자신이 사기꾼의 신상을 털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이 유저는 화려한 해킹 솜씨를 뽐내며 사기꾼의 신상까지 털었다는 게시물까지 올렸다.

 

 

 

 

 

<매르 = 간장게장으로 사기를 친 유저>

 

사기 피해자들은 드디어 정의구현을 하게 됐다면서 자발적으로 이 용자에게 골드를 보냈다.

 

그런데 문제는...

 

신상을 털겠다고 한 사람이 바로 사기꾼 본인이었던 것

 

(이라는 말이 있는데 정확한 스샷이나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 ㅠㅠ)

 

한마디로 1인 2역을 해서 피해자들에게 헛바람을 불어넣은 뒤 또 추가로 돈까지 뜯어간 것이다.

 

그걸 모르고 해당 게시글을 올린 유저에게 돈을 보낸 유저들은 아직도 그 일만 떠오르면 머리를 쥐어뜯고 있을 것이다.

 

이 이후에도 그는 게시판에 다양한 방법으로 어그로를 끌거나, 또다시 제 3의 인물을 매수해 반성하는 척 하면서 또다시 뒤통수를 치는 등 

 

나름 업적이라면 업적을 많이 남겼다. 지금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분명 어딘가에서 다른 이름으로 게임을 하면서 순진한 양들에게 사기를 치고 있을 것이다. 그 화려한 말빨을 이용해서

 

 

 

그렇다면 이 사기꾼 매르시아가 입힌 피해액은 얼마인가?

 

정확하진 않으나 유저들이 추정하기로는 2012년까지 매르시아에게 이런 저런 이유로 사기를 당한 골드의 양은 3,000억 골드인데,

 

이것을 만약 현금으로 바꾼다면 5,000만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물증 없는 주장이긴 하지만

 

(지난 화부터 누누히 얘기했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머니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그것도 엄청나게 빠르게)

 

 

 

 

 

 

조금 더 현실적으로 접근하자면 일단 본인이 인터뷰에서 골드로만 4억을 얻었다고 밝혔는데

 

2011년 당시 XE서버의 골드 시세는 100만 당 6,200원이니 400X6,200 = 2,480,000원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마영전 유저의 방>

 

지난 시간에 소개한 리니지가 유저간의 협력이 과도하게 중시되어서 문제가 되었던 반면

 

마영전은 유저간의 대규모 커뮤니티를 만들기 어렵다는 특성 때문에 게임 내에서 사기꾼에 대한 처벌을 하기 힘들었다.

 

(리니지였다면 '아니 저놈이 우리 혈맹에게 사기를?! 퍽퍽' 했겠지)

 

또 그가 이런 과감한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게임 아이템을 법적인 재산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 때문이었다.

 

게임 아이템을 팔아서 번 돈을 사기당한 것이라면 법적인 처벌이 가능하지만 게임 아이템 자체를 훔치는 행위는 처벌받지 않는다.

 

명백히 같은 가치임에도 왜 이런 이중잣대로 판단되는가

 

그 이유는 게임의 목적은 즐거움을 얻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 얻는 재화는 사용자가 즐기는 콘텐츠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아이템을 거래하는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그것이 합의 하에 임의로 가격을 정한 것이지 사회적인 가치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래서 게임 내 경제활동을 하다가 생긴 문제에 대해 게임사나 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

 

별처럼 많은 게임들의 가상화폐에 현실 화폐와 동등한 가치를 매겨줄 정도로 한가한 정부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경제에 대한 개념을 가진 게임이 무수히 많고 또 그 가치가 시시때때로 변하기 때문에 기준을 매기기도 힘들다.

 

그러니 아이템에 대해서 세금, 그러니까 가치를 매기는 시대가 오지 않는 한 간장게장 사기꾼과 같은 사람은 끊임없이 나올 것이다.

 

 

 

 

<계정을 물려받는 중입니다. 아버지>

 

그러나 앞으로 우리 사회의 법은 나날이 변하는 게임 환경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일례로 게임을 하던 사람이 사망하게 되면 그 사람의 계정은 동결이 되어 접속을 할 수 없게 되는데

 

만약 죽은 사람의 유족이 게임 내 아이템을 '상속'받길 원한다면?

 

집행검과 같은 아이템은 수천만을 호가하는 물건이니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도 눈독을 들일만한 물건이다.

 

과연 '법적으로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않는 데이터'를 위해 망자의 개인정보에 손을 대는 세상이 올 것인가?

 

그런 법들이 만들어진다면, 다시 말해서 게임 내의 아이템도 실제 돈처럼 인정받게 된다면

 

 사이버 세계에서 사기를 친 사람은 현실 못지 않게 엄격한 처벌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 날이 오면 간장게장에 낚였던 마영전 유저들의 원한이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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